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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서히 심혈관계 위협하는 이상지질혈증, 증상은 왜 없을까?
이상지질혈증은 한국인에게 가장 흔한 만성질환 중 하나로 손꼽힌다. 그럼에도 별다른 증상이 없는 탓에, 발병 여부조차 모르는 경우도 적지 않다. 실제로 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가 발표한 '이상지질혈증 팩트시트 2024'에 따르면, 이상지질혈증의 한 종류인 고콜레스테롤혈증을 앓고 있는 성인 10명 중 3명은 자신의 상태를 정확하게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렇다면 이상지질혈증은 왜 환자가 스스로 인지할 만한 증상이 없는 것일까?
혈관 심하게 막히기 전까지 증상 없어…합병증이 생명 위협할 수도
이상지질혈증은 총콜레스테롤, ldl 콜레스테롤, 중성지방 수치가 너무 높거나, hdl 콜레스테롤 수치가 낮을 때 진단되는 만성질환이다. 이렇게 혈중 지질 수치가 비정상적인 상태가 장기간 지속될 경우, 혈액 속 지질 성분이 혈관에 점차 축적되며 혈관이 좁아지고 탄력을 잃는 '죽상동맥경화'가 서서히 진행된다.
이상지질혈증이 증상이 없는 이유는 이러한 혈관 막힘이 빠르게 진행되는 것이 아니라, 서서히 진행되기 때문이다. 혈관의 50~70%가 막히기 전까지는 혈액이 어느 정도 순환이 가능하기에, 특별한 이상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것이다. 또한 혈관에는 신경이 없기 때문에, 혈관이 점차 막히더라도 인체가 이를 감지할 방법이 없기도 하다.
그렇다고 해서 이상지질혈증과 동맥경화가 진행되도록 그냥 둬서는 안 된다. 혈관이 어느 수준 이상으로 막히면 생명을 위협하는 합병증까지도 불러올 수 있어서다. 막힌 혈관의 위치에 따라 나타날 수 있는 질환이 다른데, 심장 혈관이 막혀 발생하는 협심증이나 심근경색증 등 허혈성 심장질환이 대표적이다. 심장이 조이는 듯한 압박감과 흉통 등이 갑자기 느껴지는 경우 의심해 볼 수 있다.
이외에 뇌혈관이 막히면 한쪽 팔다리가 마비되고 말이 어눌해지는 증상을 동반하는 뇌졸중을 일으킬 수 있으며, 다리로 가는 말초혈관이 막혀 피부 궤양이나 괴사를 유발할 수 있는 말초혈관질환(말초동맥질환)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이렇게 스스로 인지할 만한 증상이 나타났다면 혈관이 이미 상당히 막혔다는 의미인 만큼, 즉시 병원으로 가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
혈액검사, 동맥경화도 검사 등 받아 봐야…생활습관 개선이 필수
이상지질혈증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공복 상태에서 혈액검사를 받아 혈중 지질 수치를 체크하면 된다. 수치에 따라 관리 방법이 다른데, ldl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게 나왔다면 간에서의 콜레스테롤 합성을 막는 약제인 스타틴 등을 복용하는 약물치료를 받을 수 있다. 중성지방이 높게 나온 경우라면 피브린산 유도체 등을 복용해 수치를 조절하면 된다.
혈관이 막힌 정도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동맥경화도 검사를 받아볼 수 있다. 하이닥 신경과 상담의사 이종문 원장(이종문신경과의원)은 "동맥경화도 검사는 사지의 혈압을 측정하고, 혈류 속도를 측정해서 동맥의 경화 정도를 측정하는 선별검사"라며 "검사에서 이상이 있고, 불편한 증상과 연관성이 있을 경우 말초혈관 초음파 검사나 혈관 조영술 등을 받아볼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검사 결과 혈관이 심하게 막힌 경우라면 항응고제나 혈전용해제 복용과 더불어 혈관에 스텐트를 삽입하는 등의 수술적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일단 이상지질혈증이나 동맥경화로 진단됐다면 생활습관 개선은 필수다. 매일 30~60분 정도 꾸준히 유산소 운동을 하는 것이 좋은데, 혈액순환을 도울 뿐만 아니라 중성지방 수치를 낮추고 hdl 콜레스테롤 수치를 높여 주기 때문이다. 식습관의 경우 포화지방산이 풍부한 음식이나 탄수화물 위주의 식습관은 버리고 불포화지방산, 식이섬유, 단백질 위주의 식습관을 가질 것을 권한다.
혈관 수축을 예방하기 위한 보온도 중요하다. 요즘처럼 날씨가 추울 때 체온이 떨어지면 혈관이 급격히 수축하며 이상 증상을 가져올 수 있어서다. 아울러 음주와 흡연은 콜레스테롤 수치를 높여 심혈관 건강에 악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최대한 자제하는 것이 좋다.
도움말 = 하이닥 상담의사 이종문 원장(이종문신경과의원 신경과 전문의)